VISIBLE ∣ INVISIBLE

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없어 힘겹게 지내는 시간이 있다. 상대가 아무리 자신의 마음을 언어로 표현해도 이상하게 그 마음을 온전히 알 수도, 믿을 수 도 없을 때가 있다. 마음은 그야말로 들어서 아는 것이 아니라 느껴야 아는 것 이기에, 느끼는 바와 듣는 바가 일치하지 않아서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. 

이처럼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복잡하고 미묘해서 아무리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아도 다 알 수 없다. 

아무리 설명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마음을 표현하려해도 심연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설명하기도, 드러내기도 어렵다. 


그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마음, 진심이다. 


그렇다면 과연 보이는 것은 믿을 수 있는가? 보이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인가? 


나의 작업은 이러한 물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. 


이후 나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,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들, 수많은 시간이 쌓여야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것들, 혹은 순간의 스침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. 이 세상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? 보이는 것 너머의 진리,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 또는 사랑과 같은 감정과 마음, 진심, 빛과 바람, 순간과 찰나, 노력과 열정 등... 이러한 모든 것들은 내 작업의 무한한 재료다. 


나의 작품을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듯이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일까? 

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, 그리고 그 중 더 가치 있는 것, 더 영원한 것은 어떤 것일까?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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